다산 정약용의 '실존(實存)'을 깊게 들여다본 책이다. 다산의 철학을 다룬 서적은 많지만 그의 실존사상의 근본을 파헤친 것은 이 책이 사실상 유일하다.


"다산은 귀향가기 전 수탈당하는 농민들을 보면서 거기서 인간의 실존문제를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출발해 인간의 가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들여다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유럽 강단에서 가장 인정받는 한국 철학 권위자 중 한 명이다. 현대철학 전통이 강한 오스트리아 빈대학 등에서 한국 철학을 가르쳐온 그는 다산이야말로 독자적인 한국 철학의 선구자라고 단언한다. 조선시대 주류사상이었던 성리학이나 중국 문학의 속박에서 벗어나 서학을 집대성해 한국사상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다산의 매력은 유럽인들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저자에 따르면 다산은 인간을 '신이 준 자유의지에 따라 선과 악을 행할 수 있는 존재'로 파악했으며, 자유의지의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현대인이 보기에는 이같은 철학이 당연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봉건시대인 당시 그의 사상은 마치 혁명과도 같았다.


제목에서 실학 앞에 실존(實存)이라는 개념을 덧달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다산의 실학 자체가 서양학문의 총화로 서학을 수용해 창안한 신(新)학문이긴 하지만, 당시 서학에서도 '실존' 개념은 생경했다는 게 통설이다. 다산은 '실존'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은 채, 사실상 인간 고유의 '실존적' 특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 책 전체에서 드러난다.


현시대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그의 사상은 "자유의 본체인 인간은 인격을 지닌 독자적인 존재이며, 이들은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삶의 보장을 받아야 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된다. 다산은 실존적 인간을 위한 윤리관을 현실에 반영시킴으로써 국가 형성의 바탕이 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이 존중되는 이상적인 사회를 구상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당시에 유입된 서양의 과학, 기술과 문물에 관심을 가졌고 이들을 수용하고자 했다.


그는 서구의 자연과학과 기술 가운데서 새로운 시대에 준하는 국가의 부강과 민생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그리고 도덕성과 실심(實心) 그리고 성(誠)에 의한 윤리관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고자 했다. 결국 그는 그의 사상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의 구현을 꿈꾸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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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독자의 소회

서언


개관

제1장 실존실학


서론

1. 왜 실존실학인가

1.1 실존실학의 해명

1.2 실존실학의 논거

1.3 실용성의 원리

2. 실존실학의 포괄성

2.1 실존성과 자주지권

2.2 실심 : 실존의식의 근원

2.3 성 : 실존의식의 구현

3. 실존실학과 수기

3.1 실존적 인간과 수기

3.2 수기에 의한 자기완성


제2장 실존과 실학 그리고 서학


서론

1. 인간의 실존과 실학

1.1 실존의 위기와 한계상황

1.2 실존적인 삶의 구현

2. 서학의 전파와 실학

2.1 유교사상과 서학사상의 조화

2.2 서학과 실학자들

3. 이익의 실학사상과 서학관

3.1 실존에 대한 지각

3.2 서구의 과학과 기술의 수용

3.3 서교에 대한 이해와 비판

4. 서학의 수용과 거부

4.1 서학의 수용 : 신서파

4.2 서학의 거부 : 반서파


제3장 실존의 확인: 학문과 신앙


서론

1. 서학사상을 통한 실존실학적 지평

1.1 천관

1.2 실존과 자유의지

1.3 윤리와 실천으로서 인. 서. 덕

1.4 수양론 - 사천론

1.5 자연과학 및 기술의 수용

2. 천주 신앙: 실존적인 결단

2.1 이벽과 다산

2.2 진리에의 확신과 실천 : 입교 및 활동 (1787~1795)

2.3 자명소와 배교 (1795~1811)

2.4 깨달음 - 침묵 : 다시 신앙으로

3. 다산의 두 세계: 해배후(1811~1836)

3.1 학문의 세계

3.2 신앙의 세계

4. 순교사비망기와 조선복음전래사


제4장 하느님의 인식에 대한 사상적 연원

서론

1. 다산

1.1 이기론의 부정과 영명한 주재자로서 하느님 (상제)

1.2 음양론에 대한 비판

1.3 오행설의 비판

2. 마테오 리치

2.1 하느님에 대한 인식

2.2 영혼의 불멸

2.3 자연 이성의 빛과 이냐시오 영성의 구현

3. 로욜라의 이냐시오

3.1 저서들

3.2 신학

4. 토마스 아퀴나스

4.1 형이상학

4.2 신(Gott)의 존재 증명

5.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제5장 하느님 사상


서론

1. 하느님[상제]론

1.1 천의 사상적 분석

1.2 하느님의 고유성

2. 하느님[상제]의 특성

2.1 영명성과 전지전능

2.2 인격성을 지닌 하느님 (상제)

2.3 하느님(상제)의 주재성

3. 천명 사상

3.1 천명과 인간

3.2 부성지명과 득위지명

4. 사천론

4.1 사천의 참뜻

4.2 사천의 방법 : 시심사천

5. 신독

5.1 신독과 양심성찰

5.2 신독과 덕행


제6장 실존적 인간의 심·성과 선·악


서론

1. 실존의 표상: 마음·정신

1.1 심· 정신 :실존적 결단의 근원

1.2 · 정신의 포괄성

1.3 · 정신의 고유성

1.4 · 정신의 자유성

2. 실존의 중심: 성

2.1 성의 기호

2.2 본능적인 욕구와 생명욕구의 기호

2.3 형구와 영지의 기호

2.4 도의의 성과 기질의 성

3. 선·악과 도덕성의 구현

3.1 선의 근원으로서 도심

3.2 인심과 선의 부재

3.3 선· 악과 윤리적 법칙


제7장 인간의 실존성과 자유의지


서론

1. 다산: 인간의 도덕성과 자주지권

1.1 인간존재와 본성

1.2 자주지권과 도덕성

2. 야스퍼스: 실존적 인간과 자유의지

2.1 실존의 탐구

2.2 인간의 실존적 해명

3. 실존의 포괄성과 자유의지

3.1 자유의 실존과 자의식

3.2 의지의 선택과 자유

3.3 실존적 결단과 자유의지

3.4 자유의지와 책임


제8장 실존과 윤리


서론

1. 윤리와 최고선

1.1 윤리와 인간

1.2 인과 치고선의 추구 : 행복

2. 사랑과 인

2.1 사랑의 원천

2.2 인의 실현으로서 측은지심

2.3 인을 통한 사랑의 실천

3. 인의 실현과 서

3.1 인의 실현을 통한 서의 실천

3.2 서의 포괄성 : 추서와 용서

3.3 실천적인 서 :충서

4. 덕: 도덕적 완성

4.1 덕의 원리

4.2 덕의 구현

4.3 도와 덕의 근원


참고 문헌

국내 저서

국내 논문

국외 저서

국외 논문

유럽에서 간행된 유교 관련의 문헌들


INDEX




글쓴이 : 김신자


전 비엔나대학교 교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비엔나대학교 철학박사

비엔나대학교 철학과에서 비교철학 강의

동아시아 연구소에서 문화철학 강의




가톨릭평화신문 ㅣ 2017년 11월 12일 ㅣ 오세택 기자


다산 정약용(요한, 1762∼1836)이 가톨릭 신자였는지 여부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박석무(74) 다산연구소 이사장 등은 다산의 「자찬 묘비명」(自撰 墓碑銘)을 들어, 그가 신앙을 버렸다고 주장한다. 반면 프랑스 선교사 샤를르 달레는 박해 중 그의 배교 전력을 인정하면서도 나중에 그가 뉘우치고 신앙을 회복, 열렬한 신앙생활을 하다가 병자성사를 받은 뒤 선종했다고 「한국천주교회사」에 기록한다.

다산학 연구자 김신자(아기 예수의 데레사, 75, 사진) 전 오스트리아 빈대학 비교철학 교수는 다산의 배교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다산의 저술에 스며든 서학, 곧 그리스도교적 신앙을 근거로 든다.

“지금까지 다산에 대한 연구는 1000여 편 정도가 있는데, 그중 제가 200여 편을 읽었어요. 한데 다 똑같아요. 다산을 ‘실용 실학’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본 것이지요. 「천주실의」 등 서학서를 통해 다산이 영향을 받았던 그리스도교 신앙은 애써 외면한 것이죠.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다산에 대한 접근을 최근 「다산 정약용의 실존실학」(위즈앤비즈) 이라는 책으로 펴냈어요. 이 책은 다산을 그리스도교 측면에서 분석 조명한 유일한 책입니다.”

김 교수는 ‘실학’(實學)이라는 제목 앞에 ‘실존’(實存)이라는 개념을 덧보탠 이유에 대해 “당시엔 ‘실존’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다산은 자신의 저술에서 인간 고유의 실존적 특성에 대해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다산은 인간 존재의 본성을 탐구하고자 심(心)과 성(性)을 분석했고, 이의 정점인 자유의지를 자주지권(自主之權)이라는 말로 설명하는데, 이 자주지권은 마테오 리치 등 예수회 신부들뿐만 아니라 토마스 아퀴나스, 아우구스티누스, 멀리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연결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서학을 통한 실존적 지평으로 하느님 인식에 대한 사상적 연원, 수양론과 사천론(事天論), 자연과학과 기술 수용, 실존과 윤리 문제 등을 차례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다산의 실존 인식이 가장 극치를 이룬 것은 자유의지를 자주지권으로 설명하는 대목”이라며 “마테오 리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게 다산이었고, 그의 자주지권은 자유의지와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결돼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산은 인간을 윤리 지향적 도덕적 존재로 보는데, 그 근원이 하느님이라는 결론 역시 마테오 리치의 얘기”라고 강조했다.

10여 년간 다산을 연구하다가 자신의 오른쪽 눈을 잃다시피 한 김 교수는 또 “「다블뤼 주교 비망기」의 결정적 자료가 된 것은 다산이 집필했다고 전해지는 「조선 복음 전래사」였고, 전래사 집필 시기는 다산이 유배에서 풀려난 뒤 1830년대로 추정된다”며 “전래사를 토대로 쓴 비망기는 문헌학에서 중시하는 자료(텍스트)의 확실성과 일관성을 보여 주기에 교회측 자료라고 해서 무조건 외면하는 것은 학문의 세계에선 통용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다산 실학 전면에 나타나는 실용 실학에 가려진 인간 실존에 대한 의미의 추구, 곧 실존 실학은 광범위한 심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러한 뜻에서 다산의 실존 실학은 서학의 영향에 의해 구축된 다산만의 독특한 철학”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