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위해 흘린 땀방울과 눈물이 빗물이 되고 하느님의 은총이 이슬비처럼 내려 메마른 이 땅에 구원을 향한 푸른 싹들이 싱그럽게 자라고 메마른 나무에 새순이 돋아나 이들 스스로 아름다운 숲이 되기를 바랐던 것을 말입니다.

비가 계속 오면, 숲은 계속 자라날 것입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숲을 키우시고 자라게 하셨던 분이셨고 저는 단지 그분의 부족한 도구였을 뿐입니다.

 

1. 책 제목에 대하여.

책 제목이 생소하신 이유는, 딩카말로 된 책 제목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세계최초이지 않을까 싶네요. '아부나'는 신부님, '뎅'은 비, 아름답다, 좋다, 거룩하다. 라는 단어이고 '딧'은 크다 입니다. 아부나 뎅딧을 번역하면 '큰비 신부님'이라는 뜻입니다. 뎅딧은 제가 남수단을 떠나 돌아오기 전, 딩카 청년들로부터 받은 가장 큰 선물이었고 그 선물이 바로 저의 딩카 이름이었습니다.

원래는 '아부나 죤 뎅딧 니알릭' 즉 '하느님의 큰비 요한 신부님' 이었습니다.

저의 세례명이 하느님의 요한이었기 때문에 '니알릭(하느님)'을 붙여주었습니다.

마치 영화 '늑대와 춤을'이 주인공의 이름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아무런 망설임 없이 책 제목을 제가 받은 딩카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2. 책을 쓴 동기

수단에 파견되고 그 다음해부터, 가톨릭 신문 수원교구판에 '수단에서 온 편지'를 연재하면서 나중에 이 글들을 엮어 정리하면 하나의 이야기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작년에 남수단 '피데이 도눔' 파견임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부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곳 저곳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보니 양이 꽤 되었습니다. 선교 초반기에 힘들었던 첫해의 사건 사고들을 정리하고 추가하고 엮어서 선교사제의 파견과 복귀의 체험 이야기를 내는 것이 해외선교에 관심있는 신학생, 사제, 수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도 아강그리알과 쉐벳에. 그리고 해외의 오지에서 선교사로 살아가는 사제와 수도자들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3. 책의 의미

이 책은 선교사제의 영웅담이 아닙니다. 영웅적인 선교사제의 일화를 그리고 있지도 않습니다. 남수단의 선교사제라면 겪어내야할 아픔들을 단순히 '기록'했을 뿐입니다. 선교사제로 살아가며 선교성소가 부르심 안의 부르심이라는 것을 체험했고, 개별교회를 넘어 보편교회와 일치하며 성장하는 것이 해외 선교이며, 해외선교를 통해 교회가 더욱 성숙해 질 수 있는 길임을 체험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선교 성소를 받게 되었으며, 어떠한 길을 통해 남수단에 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피데이 도눔의 사제의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체험들이 많은 선교성소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은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상처와 아픔과 고민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와 아픔들을 나누고 싶어했던 한 가난한 사제의 고민과 신앙고백이 담겨있습니다.

 

 


 

 프롤로그

이야기 하나

1부 부르심

소년의 꿈 / 부르심 안의 부르심 / 언어는 생존의 도구 / 첫 방문 / 톤즈 - 살레시오 수도회 / 첫 만남 - 쉐벳과 아강그리알 / 출발 준비 / 갈등의 시작 / 파견

2부 새로운 도전

새 술과 새 부대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백인 신부님 / '아프리카' 대륙과 가난 / 인내하는 동반자 / 비움의 순교인 선교 / 미래적 개념인 '봉사'  / 빼앗겨버린 말 '고맙습니다' / 참 인간됨의 시작 그리고 복음화! / 첫 컨테이너의 도착 / 교통사고 / 기도하고 일하라! Ora et Labora! / 의존 증후군 / 아픔은 성공을 위한 초석

3부 선교 전선에서

참된 이웃 / 살아 돌아왔다는 것 / 첫 성탄절 / 2008 청년대회 Rumbek / 굿바이 '죤 가랑' / 공소방문 / 세상을 바꾸는 힘 / 독침과 승리 / 벼룩의 간 / 천국의 열쇠 / 오토바이 여행 /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 벚꽃 잎을 맞으며

4부 고독한 선교사

사막의 로빈슨 쿠르소 /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 / 가난한 이들의 주일 미사 / 기적적인 수확 / 당신을 위한'오쿠라' / 내일을 말하다!

이야기둘

5부 평화의 건설자

플랜B / 시작이 되는 사람 / 2009 청년대회 Gordim /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가져오는가? / 안녕, 파더 존 리 / 쉐벳 교전 / 시작이 있으면 / 검은 발의 예수님 / 이웃이 된다는 것 / 평화와 선, Pax et Bonum

6부 행복을 향한 여정

새로운 만남을 향하여! / 선교사는 행복한 사람? / 기쁨의 자원봉사? / 쉐벳 우물파기 / 남수단의 행복 / 딩카 새신부 '존 마티앙' / 수단의 평화를 위해

7부 상처와 연대

가난과 연대 / 삼고초려 '피터 공' / 모든 이에게 모든 것 Omnibus Omnia! / 자존심과 완고함 / 선물을 받는 고마운 마음 / 상처 받는 영혼, 선교사 / 선교사는 강도를 맞은 사람? / '시련'이라는 박해 / 선교사의 적은 '영적 고갈'과 '무관심' / 나누어진 세계, 갈라진 세상 / 리나 할머니 / 기쁨을 위한 '헤아림' / 그리운 이태석 신부님께 / 병듦과 아픔 / 교구사제와 선교사제 / 용서와 허용 / 집을 짓는 '기적' / 숨겨진 보물 / '상황'의 지배와 '사랑'의 연대

8부 아부나 뎅딧 니알릭

새로운 파견  / 우리는 선교사다! / 남수단 독립 오예(만세)! / 굿바이 마이 캡틴, 마쫄라리 주교님 / 트라우마의 악순환 / 사랑의 종탑,평화의 종 / 백삽일포 / 쉡벳의 '새로운 시대' / 평신도 선교 봉사자 / 또 다른 시작을 위해 / 새로운 이름  / 작별

에필로그

글을 마치며...

 

 


한만삼

하느님의 요한 신부

2003.01  사제서품

2008.03~2012.08  남수단 아강그리알 -쉐벳 미션 선교사제 파견